차기 회장 후보 8명 압축…임 전 위원장 '관치 논란' 부담

[사진=우리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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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포기'로 차기 회장 인선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후보군에 포함돼 금융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내외부 인물 경쟁으로만 바라보기에는 우리금융 이사회의 복잡한 속내가 엿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오후 비공개 회동을 갖고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 8명을 확정했다.

내부 출신으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등 5명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 대형 금융지주의 경우 통상적으로 계열사 CEO들을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시키고 있다. 

지난해 회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 한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역시 내부 출신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전 하나금융 부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현 신한은행장)가 후보군에 올라 최종 낙점됐다. 이들 금융지주 역시 후보군에 외부 인사를 포함시켰지만, 성과 측정에서의 '현직 메리트'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와달리 우리금융의 경우 금융지주의 관행화된 후계구도를 따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관전평이 적지 않다. 손태승 회장이 '라임사태'에 따른 금융당국의 중징계로 사실상 불명예 퇴진을 앞둔데다, 손 회장의 '연임 포기' 선언까지 금융위원회(김주현 위원장)와 금융감독원(이복현 원장) 수장의 전방위 거취 압박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경쟁사와 달리 내부가 아닌 외부 출신 후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1차 후보군에 포함된 외부 인사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임 전 위원장의 경우 금융관료 출신이면서 과거 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을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경제부총리 후보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중량감을 갖춘 인물이기도 하다. 민관을 넘나드는 경력은 물론 리더십에 대한 우호적 평판도 강점으로 꼽힌다. 

우리금융 임추위가 '낙하산 인사' 및 '관치 금융' 논란에도 불구하고 임 전 위원장을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시킨 것도 '외풍 차단'을 염두에 둔 판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사모펀드 사태를 비롯해 대규모 직원 횡령사고, 부서장 갑질 논란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이사회로서는 고민거리다. 

다만 차기 회장에 또다시 외부 출신 인사가 선임될 경우 '완전 민영화'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손 회장의 경우 우리은행장 시절 '과점 주주'라는 새로운 형태의 지배구조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회장직에 올랐기 때문이다. 또, 임 전 위원장의 경우 일찍부터 우리금융 회장 '낙점설'이 돌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우리금융 이사회로서는 차기 회장 선임을 둘러싸고 복잡한 속내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한편, 우리금융 임추위는 오는 27일 2∼3명의 최종 후보(숏 리스트)를 확정하고, 2월 초 두 차례에 걸쳐 인터뷰와 프레젠테이션(PT)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우리금융 주주총회가 3월 말 열린다는 점에서 2월 중에는 차기 회장 후보가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 포춘코리아 공인호 기자 ba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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