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도입한 예대금리차 공시, 금융시장 돈맥경화로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

금융사들의 폭리를 막겠다며 예대금리차 월별 공시를 도입했던 금융당국이 이번에는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예금금리 인상이 곧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설익은 제도 도입으로 금융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각 은행들을 상대로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은 물론, 은행권으로의 '머니무브'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국내 경제의 잠재적 불안요인인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와도 직결돼 있다. 

하지만 국내은행의 예금금리 인상 경쟁은 지난 7월 예대금리차 공시 추진 계획 발표 당시부터 어느정도 예견돼 왔다. '금융사 줄세우기'로 인한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원회는 8월부터 예대금리차 공시를 강행했다.

이후 금융사들의 예금금리 인상 행보가 잇따랐고, 정책성 상품 비중이 컸던 일부 은행의 경우 '폭리 은행'이라는 오명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는 다시 예금금리 인상 경쟁으로 이어졌다.

당시 금융위는 예금금리 경쟁을 더욱 촉진시키겠다며 여러 금융회사의 예금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업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시범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하지만 이 역시 각 상품별 특별·우대금리 적용 여부에 대한 기준 마련이 쉽지 않은데다, 고금리 예금상품의 경우 은행들로서는 '비용' 요인으로 인식되는 만큼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금융당국이 무리하게 추진했던 예대금리차 공시는 금융시장의 '돈맥경화'를 심화시키는 데 일조한 셈이 됐다. 특히 은행의 예금금리가 2금융권을 넘어서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유동성 고갈'을 하소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 제한에 더해 예금금리 인상까지 제한할 경우 오히려 은행들이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은행권은 매주 열리는 은행권 시장점검 실무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중장기 유동성 지표인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등 건전성 규제의 완화를 추가로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포춘코리아 공인호 기자 ba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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